‘제2의 팔란티어’ 스마트마인드…AI에이전트 1호 상장목표
발행일 : 2025-03-16 08:00

인공지능(AI)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기업들도 AI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기업이 AI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큰 벽에 부딪힌다. 정작 AI 서비스를 업무에 도입하려 해도 일단 데이터 유출을 비롯한 보안문제가 걸리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 중국의 딥시크 접속차단 문제가 대표적이다.
챗-GTP 역시 한계가 분명하다. 일상언어로 구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터넷에서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회사 내부 데이터만 제공하면 엉뚱한 분석이 나오곤 한다. 성능이 계속 좋아지고 있지만 기업 의사결정에 100% 활용하기 어려운 참고자료로 그치는 이유다.
최근 이런 단점을 보완한 기업 전용 AI 서비스들이 하나 둘 나오고 있다. 기업의 신약개발이나 금융데이터, 생산관리를 비롯해 정부기관에서도 활용하는 AI를 만들어낸 팔란티어가 대표적이다. 미국 국방부,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도 팔란티어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한다.
한국에는 서울대, 카이스트(KAIST)를 비롯해 해외파 IT 전문가들이 집결해 있는 스마트마인드가 기업형 AI 에이전트 제품에서 두드러진 행보를 보인다. 카이스트 출신 이상수 대표와 공동창업자인 서울대 공학박사인 임정택 부대표와 카이스트 공학박사인 고양우 CTO(최고기술책임자)가 핵심인력인데 엔지니어들의 이력도 화려한 기업이다.

스마트마인드의 AI 에이전트 솔루션인 타노시퀄(ThanoSQL)은 특허등록 13건, 특허출원 14건(PCT 6건)으로 기술력을 입증했고 2022년 한국산업지능화대상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한국 금융, 쇼핑, 패션, 미용, 물류기업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으며 시장점유율 확대 및 미국 진출을 위한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이상수 스마트마인드 대표는 카이스트(KAIST)에서 전산학 박사과정(중퇴) 후 삼성SDS 연구소에 입사해 책임연구원으로 일했는데 빅데이터로 반도체 수율을 분석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AI플랫폼을 만드는 연구소에서 일했다. 당시 연구성과는 수 천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로 평가됐고 삼성기술인상, 삼성인상을 휩쓴 팀이 됐다.
과기부 산하 TTA(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선임연구원으로도 일했던 이 대표는 2000년대 중반 악명을 떨쳤던 바다이야기, 황금성 같은 도박성 게임의 불법성을 증명해 검찰기소 자료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때 활용한 게 역어셈블인데, 이는 게임을 구동하는 실행파일(바이너리 코드)을 역으로 분석해 원래의 알고리즘을 재구성하는 고난이도의 영역이다.
이후에는 싱가포르 국영방송인 미디어코프(MediaCorp)에서 데이터 사이언스팀 팀장(상무)로 일했다.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국영 미디어 그룹인 미디어코프는 4조5000억원의 매출을 내는 곳이다. TV, 라디오, 디지털 플랫폼, 출판 등 언론, 인터넷 및 미디어 사업을 통합제공하고 있었는데, 당시 구글에 의존하던 디지털 광고 플랫폼을 자체 솔루션으로 전환해 매출을 130% 늘린 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근무한 이 대표였다. 당시 외형증가 효과가 수 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수율개선으로 수천억원 절감한 AI플랫폼 기술인력
미디어코프에서 실질적인 비용 절감 및 데이터 분석가치를 깨달은 그는 한국으로 귀국한 이듬해인 2018년 임정택 박사와 스마트마인드를 공동창업했다. 임 박사는 신경망 AI(Neural Network)기반 박사학위 논문 이후, 텍사스오스틴 포닥연구원을 거쳐 현재까지 200여건의 데이터사이언스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고양우 박사(CTO)와 함께 주요알고리즘 및 솔루션 개발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스마트마인드는 창업 후 데이터를 분석하고 가공하는 기술을 수년간 축적해왔다. 이를 토대로 주력 아이템인 타노시퀄(ThanoSQL)을 완성했다. 이는 LLM(Large Language Model, 초거대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똑똑한 AI 비서(AI 에이전트) 같은 프로그램이다. 우리가 평소에 사용하는 일반용 챗GPT처럼 질문을 하면 답을 준다.
기업 내부 데이터까지 분석해서 신속하게 정확한 답변을 준다. 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해 즉시 도입이 가능한 기업용 챗GPT 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기업내 산재한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기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분석의 난이도가 높은 고객분석과 마케팅에 탁월한 효율을 보여 도입하는 대기업들이 하나 둘 늘어나는 추세다.
타노시퀄을 활용하면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와 GPT모델을 접목해 랜덤한 질문에 신속한 답변을 얻을 수 있다. 홈쇼핑 마케터들은 제품의 판매 데이터와 고객의 사용 댓글, 콜센터를 통한 상담 및 사용불만 등의 산재한 데이터를 신속히 연결할 수 있다.
타노시퀄에게 △반값 할인 마케팅을 단행한 상품의 2주간 판매량 변화를 비교해줘 △판매량이 줄거나 늘 때 고객의 불만사항이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파악해줘 △마케팅 기간에 집계된 고객의 불만사항을 10가지 주요사항으로 분류하고 판매량과 상관관계가 있었는지 체크해줘 △마케팅에서 고려할 이슈가 있다면 시, 군, 구 단위로 분석해줘 등의 질문을 하면 곧바로 답이 나온다.
이상수 스마트마인드 대표는 “기존에 없던 분석자료에 대한 질문까지 즉시 답변을 얻을 수 있어 기업내 데이터 분석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수 있다”며 “제품 판매 후 고객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이를 빠르게 다음 세일즈 및 마케팅에 접목할 수 있어 매출 증대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시간으로 판매율이 올라가고 있는 상품과 배경분석, 회사 내부 보고서를 자동정리 같은 세세한 업무까지 자동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마트마인드는 타노시퀄을 비롯해 기업정보보안, 마케팅분석, 콜센터 데이터 분석 등 AI 에이전트를 바로 적용해 효과를 볼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홈쇼핑, 교보생명 등이 주요 고객사다. AI 콜센터(AI Call Center)도 주목할 서비스다. 직원과 고객의 통화내용은 자동으로 문서화되고 분류돼 대쉬보드 형태로 현황보고가 되는데, 타노시퀄을 활용하면 대쉬보드에 나타나지 않는 다양한 조합의 질문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상위 10가지 주요 불만 사항에 대해 상담사가 응대한 내용과 회사 매뉴얼과 차이점 비교, 환불 교환요청의 이유, 상담사 연령별로 호소하는 업무 어려움과 고객 연령대의 연관성 분석 같은 질문도 가능하다. 상담원의 고객응대 난이도 등도 다양한 시각으로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어 감정노동자 보호 이슈가 있는 기업들도 활용도가 높다.
도시가스 회사에서는 이사, 전출입, 가스렌지 연결·철거, 가스요금 불만제기와 설명 같은 서비스를 전산화할 수 있다. 패션분야의 활용도는 더 크다. 한 의류업체 관계자는 “패션 잡화의 경우 품목이 너무 많아서 연간 제품 당 수만개의 데이터가 쌓인다”며 “마케팅이나 신상품 기획회의에 필요한 데이터 분석을 DS(Data Science)팀에 요청하는데 결과가 나오는데 짧아도 수 일”이라고 말했다.
제품의 판매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시시각각으로 다르므로 이를 미리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놓을 수 없어 건건마다 데이터 마케팅 담당자들에 의뢰해 처리해야 하는데, 이 지점이 회사의 생산성을 낮추는 주요 요인이다. 짧게는 수주 길게는 수개월에 걸쳐 분석시스템을 개발하거나 고급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채용해야만 하는 작업을 수분 내에 처리할 수 있다면 비용절감 뿐만 아니라 매출증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된다.
이 대표는 “타노시퀄의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업에 산재해 있는 이종 빅데이터를 분석업무 수요에 맞춰 신속하게 질의 응답할 수 있다”며 “특히 몇 가지 질문 종류를 미리 만들어 놓은 범위에서만 질의 응답하는 기존 분석 시스템과 달리 직원들 하나하나가 미리 정해놓지 않더라도 원하는 분석 질의에 대한 답변을 즉시 받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타노시퀄은 SQL구문에 LLM(자연어 처리 모델)을 접목해 데이터베이스와 직접 연결하고, 개발 없이도 연결 후 바로 질의 응답이 가능하게 돼, 수 많은 종류의 데이터 연결과 복잡한 테이블의 구조의 이해 및 SQL 명령어를 직접 입력할 필요가 없어 단순한 일상어 입력만으로도 구동이 가능하다
글로벌 톱-실리콘밸리 엑셀러레이터 테크스타즈, 신용보증기금, 글러원 등 주주사도 주목

이런 기술을 도입한 TAG(테이블 증강 생성)는 기존 방식(Agent, Text to SQL, RAG)과 비교해 정확도는 2배, 실행속도는 3배 이상 빠르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스마트마인드는 올해 타노시퀄을 사용하는 고객군이 더욱 늘어날 예정이라 인력충원을 준비하고 있다. 연구개발(R&D) 인력은 서울대, 카이스트, 홍콩 과기대 석박사 출신들이고 전체 직원 중 80%가 데이터 사이언스와 엔지니어다.
스마트마인드의 주주들도 주목할 대목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톱 엑셀러레이터로 유명한 테크스타즈(Techstars)와 신용보증기금, 글로원 등이 프리시드, 시드투자를 단행했다. 테크스타즈는 전 세계 4000개 이상의 스타트업과 9000명 이상의 창업자를 투자한 곳으로 와이컴비네이트(Y Combinator)와 함께 전세계 1, 2위를 다투는 곳이다.
스마트마인드 매출액(2022~2024년)은 6억원→13억원→2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7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6년과 2027년 국내시장의 매출목표는 각각 180억원, 450억원이다. 여기에 미국 등 해외수주가 더해지면 매출은 두배 가량 성장할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구상이다. 미국은 올해를 필두로 기업 생산성향상을 위해 타노시퀄과 같이 SaaS형태로 제공되는 LLM기반 AI 에이전트 도입이 급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마트마인드는 투자용 기술평가(TCB, Technology Credit Bureau)의 T-3등급을 받아놓은 상태라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신청이 가능한 상태다. 기업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을 수준으로 외형과 내실을 갖춘 후 코스닥에 상장한다는 방침인데 구체적인 시점은 2027년말 전후로 생각하고 있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현재 목표는 AI에이전트 1호 코스닥 상장이며 매출 뿐 아니라 영업이익도 제대로 나오는 비즈니스 모델을 보여주려 한다”며 “영업망 확충을 위한 펀딩 마무리 후 국내외 시장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반준환 기자